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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덕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사무총장
원불교 100년!
교화의 동맥경화를 풀 수 있는 찬스다

 

모든 재가·출가 교도들의 염원 속에 원불교가 개교 100년을 맞았다.
바야흐로 1년 앞으로 다가온 원불교100년기념대회는 대중의 열망에 힘입어 더욱 빠르게 다가올 모양이다. 그 선두에서 진두지휘하게 될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가 출범(원기 93년 11월)한 지 벌써 7년째.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이젠 교단이 하나의 목소리로 한 방향을 향해 가야 한다. 그야말로 창교(創敎) 100년에 새 역사를 희망차게 열어가야 할 이때, 선장으로 나선 정상덕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사무총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갑작스럽게 중책을 맡느라 교화현장은 떠나왔지만, 교화 감수성만은 놓칠 수 없다며 종종 전국 교당들을 찾아가 ‘큰 울림 앙상블’팀과 함께하는 ‘백년성업특별법회’를 열고 있는 그. 종교의 생명력은 마음을 보는 힘에 있고, 자신이 바로 서야 세상이 바로 선다는 각오로 매일 아침을 여는 정상덕 사무총장.
“멈추지 않고 느리게라도 가는 것이 중요하고, 혼자보다는 함께 가야 힘이 나고,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 그만의 독특한 웃음에 실려 긴 울림을 준다.
  

● 원기 100년을 맞이한 소감이 어떤지요?
“간단하게 두 단어로 ‘책임과 희망의 100년’이라 말하고 싶어요. 요즘 저는 과거 선진님들이 이어온 역사를 진정으로 알고 있느냐는 물음을 자주 던집니다. 미래를 여는 창의적 생각은 과거의 역사를 통해 발현되거든요. 지난 100년 동안 선진님들이 보여준 무아봉공의 헌신과 근검절약은 우리 교단이 반드시 이어가야 할 창립정신입니다. 이를 어떻게 100년 성업의 희망으로 담을 것인지 몸부림치는 중이죠.”
고민이 깊어서일까. 그는 원백성업회 사무총장을 맡은 후로 총부에서의 삶이 행운처럼 다가왔다고 한다. 매일 새벽을 여는 좌선시간과 저녁에 올리는 백년성업봉찬기도가, 바쁜 하루 속에서도 수행자로서의 기쁨과 교단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어서다. 그래서 꿈도 하나 더 생겼다. 총부를 원불교인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자유롭게 찾아오는 수행공동체로 만들고 싶은 것.

● 취임 2년째, 원백성업회 사무총장으로서 어떤 사명감으로 사시는지요?
“지난해 대산종사탄생100주년기념대회를 치르면서 은혜를 많이 입었어요. 지난 1년 동안 마치 대산 종사가 살아 계시는 것처럼 모시고 살았거든요. 덕분에 스승님께 다하지 못한 도리를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아요. 백년성업 역시 그동안 교단에 묵혀두었던 숙제를 하나씩 풀어 대종사께 보은하는 일이라 생각해요. 교단 규모가 커지면서 전체적으로 동맥경화에 걸렸거든요. 이럴 때일수록 재가·출가교도가 하나되어 이 난관을 뚫고 나가야 하는데, 백년성업회가 그 심장부인 것 같아요.”
그가 취임했을 당시, 백년성업회의 사업들은 과부하 상태였다. 한편에서는 “백년성업회 기금으로 사업만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들렸을 정도. 하지만 책임을 맡아 자세히 들여다보니 실상은 교단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더 많은 예산이 쓰이고 있었다고. 2만 교화단 양성, 종교연합(UR)재단 출범, 결복재단(해외인재양성) 설립 교구자치제 시행, 세계봉공재단 출범 등이 그렇다. 이 모두가 교화 인프라구축을 위한 작업들이라며, 최근 메인사업으로 떠오른 서울회관 재건축 또한 세계교화전진기지를 만들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 대중과의 소통은 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은 리더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앞으로는 홍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해요. 구성원들이 실감을 해야 동참을 할 테니까요. 교화대불공, 자신성업봉찬이 우리의 사명이자 보람이 될 수 있게 독려해야죠. 조직에 애정이 있어야 좋은 아이디어도 나오니까요.”

  

● 원기 100년을 맞은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창립정신으로 돌아가자고 하고 싶어요. ‘100’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마무리한다.’ 또는 ‘완성한다.’는 뜻이고, 둘은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뜻이죠. 때문에 제2의 창립운동, 제2의 개벽운동이 일어나야 해요. 신자본주의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돈을 버는 수단과 방법만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안에 윤리와 도덕이 빠져 있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봐도, 인본주의가 사라진 지 이미 오래고요.”
그는 이럴 때일수록 소태산 대종사의 창립정신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 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환경·평화·여성·인권운동’에 교단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운동들이 소박하게 일어나야 한다며, ‘100개의 햇빛교당 만들기’가 하나의 대안이라고도 했다.

● 원백성업회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구성원들이 어느 순간 소중한 것을 잊어버린 채 살고 있어요. 우리 교단은 ‘선진님들의 헌신과 자력으로 일군 100년의 역사’를 맞이한 것입니다. 과거, 정권의 도움도 공중파 방송의 선전도 없이 순수하게 우리 선진님들의 헌신으로 일군 교단이죠. 그래서 저는 원불교를 쑥에 비유해서 말합니다. 쑥은 비록 꽃은 피우지 않지만 향이 있고, 키는 작지만 푸르름을 잃지 않으며, 좋은 약재로도 쓰이니 버릴 것이 없잖아요. 우리 교단의 역사가 그렇다고 봅니다.”
그가 염려하는 것은 교단이 100년의 역사 속에서 한국의 4대 종교의 반열에 올랐지만, 더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면이 재생산되지 못한 채 의기소침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서로 칭찬해 주고, ‘하면 된다.’는 긍정바이러스를 많이 퍼트려야 한다는데….

● 희망바이러스가 되어주는 성금 에피소드들도 많죠?
“그럼요. 이곳에 와서부터는 절로 감사기도가 되더라고요. 어느 날은 천주교인이 성업회 사무실을 찾아왔어요. 그가 ‘이웃종교인으로서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좋다.’며 100만 원을 선뜻 내시더라고요. 또 어떤 선진님은 퇴임을 하면서 ‘내가 가난한 시절에 원불교를 만나, 소태산 대종사님의 법으로 이 좋은 동료들과 일평생을 행복하게 살았으니, 이제 무엇을 탐하겠는가. 좋은 곳에 쓰시게.’라며 재산 절반을 내놓고 가시더라고요. 이게 교단의 힘이라는 걸 느꼈죠.”
이러한 감동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그는 더욱 간절해졌다. 백년성업을 계기로 교단도, 구성원들도 한 단계 더 뛰어오를 수 있는 찬스를 만들었으면 하는 것. 

● 백년성업 중에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은 없나요?
“원불교 100년 안의 역사는 모두 창립의 역사입니다. 때문에 교단의 3대 목표인 교화·교육·자선에 힘쓴 인물이나 교단사를 100편 정도 발굴해서 원불교100년 총람에 포함하려고 해요. 예산이 허락되면 영상과 문헌으로 생생하게 남기는 것도 좋겠죠.”
거기에 더해 교학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소태산 대종사가 친제한 <정전>을 다양한 세대와 계층과 언어로 해석해 내지 못하고 있어서이다. 이로 인해 좋은 교법을 가졌음에도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고, 나아가서는 원불교 정신이 담긴 베스트셀러도 한 권 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단다.

● 지금 진행되고 있는 중요 성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원불교사회복지협의회와 협력하여 세계 난치병 어린이 돕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목표는 원불교100년기념대회까지 100명의 아이들을 찾아가 치료 해 주는 것입니다. 또한 영산대각터 성역화 사업과 서울시대를 맞이하는 백년기념관(가칭) 건립 사업, 101년에 열릴 기념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게 준비하고 있죠.”

●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을 원백 성업에 어떻게 담아낼지 궁금합니다.
“원불교의 시작이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으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에, 진정한 성업은 우리 각자가 소태산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종사께서 <정전> 법위등급에 대각여래위까지 제시해 주신 뜻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는 여래가 될 수 있는 불성을 다 가지고 있어요. ‘<정전>, <대종경>과 하나 되기 운동’으로 원기 100년에 대종사와 하나가 됩시다.”

  

● 소태산 대종사가 인류에게 전해준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종교는 새로운 문명을 열어가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흔히 그 나라의 언어를 알면 그 나라 전체를 알게 되고, 하나의 종교를 알면 하나의 문명을 얻게 된다고 해요. 우리 교단은 한국을 넘어 이 시대의 문명을 책임질 사명을 가진 종교입니다. 아마 대종사께서는 지금 출현하셨어도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하셨을 것입니다. 정신개벽운동은 언제나 진행형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공부심을 놓지 않고 살면 그것이 개벽이고 그곳이 낙원입니다.”

● 원불교 백년의 희망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요?
“지금 여기서 내가 중심이 되어 끊임없이 개혁하고 또 개혁하고, 대안을 만들고 또 만들고, 정신개벽하고 또 정신개벽할 때에 원불교가 세상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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